2024 서울시향 니컬러스 카터의 슈만 교향곡 3번

2024 서울시향 니컬러스 카터의 슈만 교향곡 3번

분야
음악
기간
2024.08.09.~2024.08.09.
시간
20:00-21:20
장소
서울 | 롯데콘서트홀
요금
R 100,000원 S 80,000원 A 50,000원 B 30,000원 C 10,000원
문의
1588-1210
바로가기
https://www.seoulphil.or.kr/perf/view?perfNo=5853&calendarDate=2024/08/09&langCd=ko&menuFlag=MFLG0001

공연소개

헬렌 그라임(1981년생), ‘자정 가까이’(2012) *한국 초연

Helen Grime, Near Midnight *Korean Premiere

 

 ‘자정 가까이’는 내가 영국 할레 오케스트라의 부작곡가로 있었던 시기의 작품이다. 할레 오케스트라를 위해서 쓴 첫 번째 작품이었던 만큼 이 악단의 많은 강점이 반영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악단의 개별 섹션을 위해 고도의 연주 기술을 발휘해야 하는 대목들을 집어넣어 작곡했다. 아울러 이 그룹의 특성인 매우 남다르고 서정적인 일면을 드러내기 위해 고안된 작품이기도 하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곡은 성찰적이고 야상곡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루가 다음 날로 넘어가는 고독하고 때로는 우울한 시간은 반성과 불안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이 곡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처음 스케치하던 무렵에 나는 D. H. 로렌스의 「주야 기도Week-night Service」라는 시와 마주쳤다. 그 우울한 저류, 울리는 종들의 이미지, 높이 떠도는 달과 밤의 무심함 등이 즉각 나에게 하나의 화음을 불러일으켰다. 곡 전체에 걸친 팡파르풍의 금관 패시지들은 거의 울리는 종소리처럼 작용하고,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종종 강렬하고 쨍그랑거린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작품의 구조에 있어서 중요한 표식으로 기능한다.

 곡은 연속된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오케스트라의 가장 깊은 음역(더블 베이스와 낮은 금관)에서 시작된 다음, 음악은 호른이 이끄는 팡파르로 급격하게 분출한다. 첫 번째 섹션은 오케스트라 전체에 걸쳐 급속히 떠오르는 음계로 가득하다. 두 번째 섹션은 칼로 찌르는 듯한 화음이 강조되는 트럼펫 두 대의 빠르고 리드미컬한 이중주로 시작된다. 여기서 금관이 주도하는 오프닝 팡파르는 조율된 타악기, 목관의 고음, 첼레스타로 옮겨가 더욱 급격한 폭발을 일으킨다.

 바이올린의 확장된 선율은 세 번째 섹션에서야 주도권을 쥐고서 본질적인 선율의 핵을 형성한다. 중심부에 도달하기에 앞서 밝게 피어오르는 목관, 첼레스타, 하프가 점진적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불안하게 치솟는 오프닝 음계의 단편들이 나타나며 작품의 주요 절정으로 향하고, 그에 앞서 앞선 섹션의 종소리 같은 팡파르가 다시금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마지막 섹션은 오보에, 약음기를 낀 트럼펫, 클라리넷, 바순 등의 솔로를 포함하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훨씬 더 조용하고 성찰적이다.

 

악기 편성

3[1.2.3/pic] 3[1.2.Eh] 4[1.2/Ebcl.3/bcl. B.cla] 3[1.2.cbn] — 4 3 4 1 — tmp+3 — hp — cel — str

perc: glock, marim, xyl, vib, sus cym, tamtam, chimes, 2bd, 2gong, 3woodblk


플루트 3(제3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4(제2주자는 E♭ 클라리넷, 제3주자는 베이스 클라리넷 연주를 겸함)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4 튜바 1 팀파니 타악기(글로켄슈필, 마림바, 실로폰, 비브라폰, 심벌즈, 탐탐, 차임 벨, 베이스 드럼, 공, 우드블록) 하프 첼레스타 현 5부

 

해설 헬렌 그라임ㅣ번역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 ‘네 개의 마지막 노래’(1948)

Richard Strauss, Vier letzte Lieder, TrV 296


 슈트라우스가 죽기 한 해 전에 작곡한 이 가곡집은 그의 생애 마지막을 장식한 ‘백조의 노래’이다. 가사로 채택된 헤세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들은 공통적으로 죽음과 연관된 감회를 토로하고 있다. 그것은 흘러간 과거에 대한 향수이거나 고뇌이고, 다가온 죽음에 대한 예감이거나 동경이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자연의 섭리에 대한 겸허한 상념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내용을 다루면서도 슈트라우스는 특유의 탐미성과 낙천성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간절하게 노래했다. 과연 그때 그에게 죽음이란, 또 삶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8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살아내며 온갖 영욕을 경험했던 노대가의 술회가 여기 오롯이 담겨 있다.

1. 봄 ― 무덤에 누워 봄날을 꿈꾸는 이의 혼란스러운 동경과 전율을 노래한 곡. 어두운 음색에 빈번한 조바꿈으로 무조성에 가까운 효과를 내는 전주로 출발하여 차츰 온화한 기운과 설레는 느낌을 조시켜 나가는 흐름을 가졌다.

2. 구월 ― 여름의 종말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노래한 곡. 정원이 탄식하는 가운데 차가운 빗방울이 꽃잎으로 떨어지고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떨어지며, 휴식을 그리워하는 여름이 지친 표정으로 ‘죽어가는 꿈’을 향해 미소 짓는 정경이 유려하고 탐미적인 음률로 펼쳐진다.

3. 잠들러 가는 길에 ― 낮에 지친 영혼이 밤에 귀의하고자 하는 소망을 노래한 곡.

2절 직후에 이어지는 감미로운 바이올린 솔로가 백미로, 그것은 마치 잠의 여신의 손길처럼 듣는 이의 오감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영혼은 그 자유로운 날개에 이끌려 밤의 영원을 갈망한다.

4. 황혼 녘에 ―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길을 걸어온 두 나그네, 인생의 동반자들이 해 질 무렵 산골짜기의 조용한 마을에 다다라 궁극의 안식과 평화를 구한다. 어두워진 하늘에는 종달새 두 마리만이 날아오르고, 여행에 지친 나그네들은 죽음을 예감한다. 가수가 가사의 마지막 단어인 ‘der Tod(죽음)’를 읊조린 직후에 관현악이 슈트라우스가 20대 중반에 발표한 교향시 <죽음과 변용> 중 ‘희망의 동기’를 나직이 울리는 부분이 의미심장하다.

 

악기 편성

봄 Frühling

soprano solo

2 3(1.2.Eh) 3(1.2.bcl) 3 4 0 0 0 hp str

소프라노 독창

플루트 2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3 호른 4 하프 현 5부


구월 September

soprano solo

3 3(1.2.Eh) 3(1.2.bcl) 2 4 2 0 0 hp str

소프라노 독창

플루트 3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하프 현 5부


잠들러 가는 길에 Beim Schlafengehen

soprano solo

4(1.2.pic1.pic2) 3(1.2.Eh) 3(1.2.bcl) 2 4 2 3 1 cle str

소프라노 독창

피콜로 2 플루트 2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1 첼레스타 현 5부

 

황혼 녘에 Im Abendrot

soprano solo

2(1/pic.2/pic) 3(1.2.Eh) 3(1.2.bcl) 3(1.2.cbn) 4 3 3 1 tmp str

소프라노 독창

플루트 2(제1, 2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현 5부


로베르트 슈만(1810-1856), 교향곡 제3번 ‘라인’(1850)

Robert Schumann, Symphony No. 3 in E-flat major, Op. 97 ‘Rhenish’

 

 1850년 가을, 슈만은 독일 서부 라인강 유역의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했다. 뒤셀도르프는 산업혁명에 힘입어 10년 새 인구가 두 배로 급증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며 라인란트의 중심 도시로 급부상하는 중이었다. 미래를 향한 활력으로 가득한 새로운 임지에서 슈만은 자신의 오랜 꿈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부풀었다. 그것은 베토벤(라인강 유역의 도시인 본 출신이다)의 유산을 계승하여 ‘진정한 독일 음악’을 향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었다.

 ‘라인 교향곡’은 슈만의 교향곡들 가운데 베토벤의 영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주된 조성(E♭장조)과 전반적인 악상의 흐름은 ‘영웅 교향곡’을, 5악장 구성과 표제적 성격은 ‘전원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이 곡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면은 ‘회화적 이미지의 환기’인데, 특히 중간 악장들은 라인강 유역의 이런저런 풍경들을 투영해 놓은 듯하다. 라인강은 로마 시대 이래로 독일 역사와 전설의 주요 무대였다. 유명한 ‘로렐라이의 전설’, 중세 영웅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 등이 모두 이 강을 따라 흐르고 있다. 그런 라인강을 독일인들은 ‘아버지 라인’이라 칭송한다. 슈만은 아내 클라라와 함께 라인강 유역을 여행한 직후에 이 곡을 썼는데, 그가 이 교향곡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라인’의 다양한 면면들, 나아가 그것들의 총체로서 고양되는 ‘독일인의 정신’이 아니었을까.

제1악장은 탄탄한 소나타 형식에 기초하며 도도하게 굽이치는 강물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탄력적인 리듬과 영웅적인 열정과 패기로 가득하다. 제2악장은 렌들러풍의 온화한 스케르초로 라인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상이 투영된 듯하다. 제3악장은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부드럽고 상냥한 정취가 은은한 달빛 아래 연인과 강가를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종교적 분위기로 가득한 제4악장은 슈만이 라인 유역 여행 중 쾰른 대성당에서 보았던 대주교의 추기경 즉위식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전적 분위기로 가득한 제5악장은 희망찬 미래를 향해 쏘아 올리는 축포와도 같다.


악기 편성

2 2 2 2 — 4 2 3 0 — tmp — str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현 5부

글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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