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기다리다 피어나는
- 분야
- 전시
- 기간
- 2023.09.26.~2023.10.01.
- 시간
- 13:00~20:00
- 장소
- 서울 | 알지비큐브
- 요금
- 무료관람
- 문의
- 02-6015-0998
- 바로가기
- http://www.urbanpluto.com/exhibition/rgbcube/4052-%ea%b8%b0%eb%8b%a4%eb%a6%ac%eb%8b%a4-%ed%94%bc%ec%96%b4%eb%82%98%eb%8a%94
전시소개
‘선명한 과거에서 피어난 새로운 시작’
어려운 시기에 물감으로 줄기가 꺾인 꽃을 그렸던 저의 과거를 기억합니다. 그 꽃은 제 마음과도 같았습니다. 매번 연필로 그려왔는데, 더 이상 연필을 쥘 수 없었습니다. 연필의 뾰족함이 만들어 낸 ‘선’의 선명함이 너무도 싫었습니다. 그 선을 보고 있으면 현실과 감정들이 선명하게 느껴져,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림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한동안은 붓이나 태블릿을 가지고 다양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다시 연필을 쥐고 작업을 시도할 때면 자꾸만 두려움이 느껴져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저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계기였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제 마음이 단단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여전히 연필의 선명한 선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선이 삐뚤게 그려지지 않으려면 마음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선에서 긴 선으로, 작은 여백에서 큰 여백으로, 저만의 선들로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과거에 그렸던 꽃과 현재 그리는 꽃은 다릅니다. 때로는 활짝 피어나길 기다리는, 때로는 더할나위 없이 피어나는, 때로는 시기를 지나 시들어 버린, 다양한 꽃입니다. 이 모든 꽃은 저 자신을 바라보고, 저를 둘러싼 현재를 받아들이는 꽃입니다.
끝인 줄 알았던 것이 시작이었던 것처럼, 멀리 가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것처럼, 이번 전시는 과거의 상처에서 새로운 시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