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저/역자
홍나리 글, 그림
출판사
한울림스페셜
출판일
2015.09.25.
총페이지
40쪽
추천자
김서정(중앙대 문예창작과 강의전담교수)

도서안내

부모가 아이를 학대하는 뉴스가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터지는 이즈음, 마음을 짓누르던 바윗덩이를 번쩍 들어 올려 치워주는 듯한 그림책을 만났다.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뉴스 속의 아빠들과 달리 이 아빠가 미안해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걷지 못했던 게 아빠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아빠는 딸에게 미안하다. 같이 자전거를 못 타서. 함께 스케이트를 못 타서. 아쉬운 일도 너무 많다. 같이 신나게 헤엄치고 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함께 축구를 하면 정말 즐거울 텐데. 아빠의 이런 미안한 마음에 읽는 이의 마음이 다 촉촉해지는데, 딸은 오죽했겠는가. 이 착하고 속 깊은 딸의 대답은 그 촉촉한 물기가 키워낸 꽃송이 같다. 괜찮아요, 아빠. 나는 아빠랑 공원에서 예쁜 꽃을 보는 게 좋아요. 괜찮아요, 아빠. 나는 아빠랑 얼음낚시 하는 게 더 재밌어요. 괜찮아요, 아빠. 나는 아빠랑 우쿨렐레 치며 노래 부르는 시간이 참 즐거워요. 비 오는 날에는 아빠가 만들어주는 코코아를 마시며 빗소리를 듣고 싶어요. 깔끔하면서도 탄탄한 구조에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문장이 돋보이는 글에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색연필 그림이 더없이 따뜻하고 사려 깊다. 아빠가 휠체어 탄 모습을 시작과 끝, 딱 두 장면에서만 보여준 시선도 성숙해 보인다. 이 그림책에서 우려할 만 한 점은 딱 한 가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라는 테마 안에 갇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장애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아빠와 딸의 가족애를 넘어서, 이 책은 인간의 품격이라는 차원을 펼쳐 보이는 듯하기 때문이다. 불편하고 부당하고 불만스러운 삶의 조건을 온화한 미소 밑으로 가라앉힌 아빠, 그 아빠를 진정 어린 위로와 대안으로 감싸 안는 딸. 그 둘의 대화가 담아내는 보기 드문 격조가 다시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실마리가 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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