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저/역자
서명숙
출판사
북하우스
출판일
2010.08.26
총페이지
386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나는 이 저자를 잘 모른다. 나이가 비슷하고 언론계에 몸담은 시기도 많이 겹치지만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취재현장에서고, 술집에서고. 그렇다고 영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은 기사와 책을 읽었고, 지인을 통해 듣기도 했다. 이런 어정쩡한 입장인데도 남들은 내가 서명숙과 엄청 가까운 줄 안다. 사석에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골자는 “서명숙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뚜렷한 공적도 없는 상을 받는 서방 정치인들을 떠올려서는 안 된다. 오히려 마이크로 크레디트로 상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를 떠올리면 서명숙도 자격이 충분하지 않나 여겨지는 것이다. 이 책의 서평은 서명숙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와 일치한다. 올레는 걷기의 소중함을 일깨운 위업이다. 걷기는 산책이나 행군과 다른 인문적 동작이다. 걷는 가운데 자기를 발견하고 대화한다. 걷기를 마무리하면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체득한다. 속도전의 문법에 익숙한 현대인,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가는 사회에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점에서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드높였다. 그 가치에는 자유와 평화, 사랑이 들어있다. 좀 더 거친 비유를 하자면 이렇다. 1954년에 출간된 정비석의 『자유부인』에 대해 당시 황산덕 서울법대 교수가 “중공군 50만 명에 해당하는 적”이라고 지적했다면, 서명숙의 책은 “세계인 50억을 치유하는 친구”에 해당한다. 하나의 길이 또 다른 길을 낳고, 그 길은 지역이나 나라의 울타리를 넘어 끝없이 이어지니 50억의 숫자가 결코 과하지 않다. 이미 제주를 넘어 대구에 올레가 생겼고 스위스 알프스에도 수출했다고 하지 않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서는 한국인이 많지만, 여행의 깨달음을 실천으로 옮긴 이는 드물다. 책갈피 속에는 길을 생각하고 내는 과정의 어려움과 기쁨, 식구들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올레 10 코스에 담겨 있는 정난주 마리아의 거룩한 사연은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다. 서평을 위해 책을 너무 빨리 읽은 것이 올레 정신에 어긋나지 않은지 돌아볼 뿐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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