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용어 - 미술사'' 발간
게시일
2007.01.08.
조회수
7462
담당부서
국립중앙박물관(02-2077-9503+)
담당자
박경은
본문파일
붙임파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2005년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며 ‘쉽고 정확하게 전시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 하에 진행하였던 미술사 전시 용어 개선 작업의 과정과 개선 용어의 사례를 수록한 ꡔ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용어 - 미술사ꡕ 단행본을 2006년 12월말에 발간하였다.

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은 전시실을 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각종 용어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그간 박물관을 방문했던 관람객들이 전시 설명문이 너무 어렵고 딱딱하다고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유물을 안내하는 명칭이나 내용이 너무 학술적이고 한문식의 용어가 대부분을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중학생 수준의 관람객도 이해할 수 있는, 한글 위주 전시 용어의 정립’과 ‘혼동되어 사용되던 전시 용어의 정리’에 초점을 맞추어 박물관 미술관의 전시 용어를 개선하였다. 이 사업은 관람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추구하는 새 박물관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으며, 학계의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기 보다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의 입장에서 전시 유물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우선 이번 사업의 핵심적인 사항으로는 한자식의 유물 명칭을 쉬운 한글 명칭으로 바꾼 것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진단타려도 陳摶墮驪圖>라는 기존 명칭을 <나귀에서 떨어지는 진단 선생>이라는 쉬운 한글 명칭으로 풀고 <陳摶墮驪圖>의 한문 명칭도 병기하여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도모하였다. <영산회상도 靈山會上圖>는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 靈山會相圖>로, <청자투각용두식필가 靑磁透刻龍頭飾筆架>는 <청자 용머리 장식 붓꽂이 靑磁 透刻 龍頭飾 筆架>로 고치는 등 어렵고 한문 투의 옛 명칭을 쉬운 한글 명칭으로 풀었다.
그러나 <몽유도원도 夢遊桃源圖>나 <세한도 歲寒圖>처럼 그려질 때 이미 제목이 붙여졌거나 오랫동안 쓰여 고유명사처럼 친숙해진 경우는 그대로 살리되, 한글로 풀어 쓴 제목을 나란히 병기하여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예: 몽유도원도 夢遊桃源圖 꿈속에 여행한 복사꽃 마을)

공예 분야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것으로 여러 용어를 혼용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한글 명칭은 같으나 한자 표기가 다른 것이 문제였다. 이를 정리하여 청화백자를 일컬을 때 ‘靑畵’, ‘靑花’, ‘靑華’ 등으로 혼용되던 것을 조선시대에 국내산 청화백자를 일컬었던 ‘靑畵’로 통일하였으며 불교공예품인 범종을 일컬을 때 ‘鍾’과 ‘鐘’이 혼동되던 것을 성덕대왕 신종의 명문을 비롯한 여러 사료에 근거하여 ‘鍾’으로 통일하기로 한 내용 등이 이 책에 실려 있다.
이밖에 전통적인 용어를 되살리고 잘못된 용어를 수정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었다. 예를 들면, 기존에 주로 사용해오던 ‘탁본拓本’이라는 용어 대신 ‘탑본搨本’으로, ‘表具’는 ‘粧潢’으로 고쳐 쓰기로 하였다. 백자에 붉은 빛으로 장식된 ‘진사백자’는 ‘辰砂’라는 안료가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동화銅畵’로 바로잡았다. 금속공예의 특정한 무늬인 ‘複連點文’은 ‘雙點文’ 등으로 고쳐 쓰는 등 개선 사항과 개선의 근거들을 밝혔다.

미술사 전시 용어 개선 작업은 책으로 발간하기까지 약 3년 여의 기간이 걸렸다. 전반기는 2004년 봄부터 2005년 2월까지로 우리관 김영원 미술부장, 최응천 전시팀장 등 관내 미술사 전공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용어 개선안을 준비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8차례의 자문회의를 거치는 과정을 가졌다. 자문회의는 박물관 내외의 원로와 소장 연구자 3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정양모, 안휘준 전・현직 문화재 위원장을 비롯하여, 김리나(홍익대 교수), 최완수(간송미술관 연구실장), 조선미(성균관대 교수), 한정희(홍익대 교수), 이태호(명지대학교 교수), 정우택(동국대 교수), 박영규(용인대학교 교수), 이주형(서울대 교수), 최공호(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등이 참여하였다.
분야별 자문회의의 결과는 정리, 보완되어 전시용어 개선 기준으로 확정되었으며 2005년 10월에 새롭게 문을 연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의 각종 패널, 설명카드 등에 적용되어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이익섭 전 국립국어연구원장의 문장 감수를 거친 후 발간에 이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서예, 회화, 불교회화, 불교조각, 도자공예, 금속공예, 목칠공예의 각 전시실별로 전시용어 개선의 구체적인 과정과 내용, 전시 설명카드 사례 및 개선 실례, 색인 등을 수록하여 용어 개선의 성과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의 발간으로 관람객에서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여러 시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추후 미진한 부분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개선 작업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붙임 : 1. 전시유물 명칭 개선 사례 1부
2. 전시유물 설명카드 개선 실례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