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
- 게시일
- 2007.06.07.
- 조회수
- 4097
- 담당부서
- ()
- 담당자
- 관리자
[게임물등급위원회, 그것이 알고 싶다! 1편]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등급위원회를 주축으로 감사와 윤리위원회, 사무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무국은 경영지원팀, 정책심의지원팀, 사후지원팀, 전문위원실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등급은 심의접수를 받은 후 전문위원실의 1차 검토를 거친 후, 등급심의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등급을 받고 시중에 유통된 게임물은 사후지원팀이 관리한다. 게임위의 각 부서를 방문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밀착취재 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조직구성
게임 등급 심의의 첫 단계, 정책심의지원팀
게임위에 들어가면 처음 방문하게 되는 곳이 바로 정책심의지원팀 심의접수창구이다. 심의접수창구 모니터화면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게임물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었다. “설마 전부 오늘 접수된 게임들인가요?”라고 물어보니 놀랍게도 그렇다고 한다. 많은 게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기도 하지만 기존 게임이 패치를 하는 경우에도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패치를 빌미로 게임물의 내용수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책심의지원팀은 이렇게 접수된 게임물들이 전문위원실의 1차 심의를 거쳐 등급심의회 최종 등급결정을 받기까지 모든 심의 진행과정의 지원업무를 담당하며 등급제도 및 게임위 업무와 관련된 정책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든 심의업무를 온라인화하여 심의의 투명성과 객관성, 업계 편의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온라인 심의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게임산업진흥법의 개정에 따른 이용등급 및 내용정보 제도와 관련한 정책개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이용등급표시
내용정보표시
전문위원실, “하루 종일 게임? 농땡이가 아니라 일하는 거예요”
전문위원실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본 것은 게임을 하는 모습이었다. “앗, 저 분 몰래 게임하고 있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엄연히 ‘일’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모르고 보면 일이 아닌 농땡이로 오해받는 곳, 바로 전문위원실이다.
전문위원 분과회의
전문위원 총 19명은 3개 분과로 나눠져 있다. 전문위원의 업무는 아케이드와 PC온라인, 모바일과 비디오 등 모든 종류의 접수된 게임을 분석하는 일이다. 게임을 분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게임을 완전정복 할 때까지 직접 해보는 것. “앞부분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마지막에 잔인한 장면이 삽입됐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게임을 끝까지 다 꼼꼼히 분석해야 해요.” 게임을 할당받으면 그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어떤 등급이 적절할지 판단한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분과회의에서 설명하면서 팀원과 함께 의논한다. 분과회의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때에는 전문위원 전체가 함께 회의를 하기도 한다. 전문위원의 게임분석보고서는 등급심의회의로 넘어가게 된다.
등급 심의의 마지막 단계, 등급심의회의
등급심의회의
최종적으로 게임등급을 결정하는 단계가 바로 ‘등급심의회의’다. 등급심의회의는 9명의 등급위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9명의 등급위원은 부모교육위원, 변호사, 전 경찰청장, 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 변리사 등 사회 각계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1차는 전문적 시각으로, 2차는 건전한 사회적 상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심의회의는 전문위원의 시연과 설명, 검토의견을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후 위원들의 재검토와 토론을 거친 후 표결로 최종등급이 부여된다. 마지막 단계인 만큼 등급심의회의는 매우 진지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다. 방문했을 때에는 온라인 게임 등급심의회의가 있었는데 스크린으로 꼼꼼하게 어떤 게임인지 함께 살펴보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게임회사가 재심의를 신청하면 42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등급재분류 자문위원회’를 통해 재심의를 받는다.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사후지원팀
게임위 사무국 업무 모습
처음 게임위는 각 게임물의 등급을 부여하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사후관리까지 담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사후관리팀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후지원팀의 조동면 팀장은 “등급이 부여된 게임물의 유통과 관리를 담당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니터요원을 통한 온라인 사행성 게임 단속, ARS 불법 게임물 신고센터 등의 민원처리를 한다.
사후지원팀 내에는 등급이 부여된 게임물의 위법사항 및 등급을 부여받지 않고 불법으로 유통되는 게임물을 감시하는 불법게임물감시단과 온라인 게임 모니터단이 있다. 10명의 온라인 게임 모니터 요원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활동한다. 불법 사행성 게임으로 의심되는 사이트의 주소를 공지사항으로 띄우면 각 모니터 요원들이 댓글로 자신이 모니터할 사이트를 신청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모니터한 결과를 이메일로 보고한다.
온라인 게임사이트 단속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모니터 담당인 강소라씨는 시간문제가 가장 크다고 설명한다. 직접 사이트를 폐쇄할 권한이 없다보니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폐쇄를 요청해야 하는데 그 절차가 길어서 폐쇄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보통 사행성 게임은 일주일만 열어놓고 폐쇄하는 등 단기적으로 성행하기 때문에 이런 사이트를 잡기 위해서는 신속함이 생명인데, 법적문제 때문에 게임위에서 곧바로 처리할 수는 없는 일. 이렇다보니 불법게임을 찾아냈어도 폐쇄를 요청하는 사이에 사이트가 이미 없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더 효율적인 규제를 위해서 법적문제에 대해 빠른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WOW(World of Warcraft) 확장팩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게임은 마니아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의가 많이 들어온다.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이OO씨는 게임위에서 협박전화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으로 통한다. ‘매우 여려 보이는데 어떻게 협박전화를 다 감당할까’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협박 전화에 상처받지 않았는지 물어보니 이제 노하우가 생겼다고 웃으며 말한다.
“사실 그 분들도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분들이거든요. 마음은 답답한데 하소연할 곳은 없고. 그래서 여기에라도 전화를 하는 거예요.”
막무가내로 위원장을 바꾸라는 사람,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 막무가내로 우기는 사람 등 온갖 종류의 전화를 받는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만 말해달라고 부탁하니 어떤 아저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아저씨가 화를 내면서 넋두리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어머, 그러셨어요. 어쩌면 좋아요’ 하면서 위로를 했죠.” 듣기 좋은 말들은 아니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하면 한결 대응하기가 편해진다고.
게임에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적정범위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빨리 정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100전 100승! 불법 게임물 감시단
게임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서를 꼽자면 불시로 게임장을 침입해 불법 사행성 게임물을 처리하는 불법게임물감시단이 아닐까? 마냥 스릴 있어 보이고 재미있게 보일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불법게임물감시단은 아케이드, PC, 온라인, 모바일 전반에 걸쳐 사후 단속 활동을 한다. 지금까지 단속의 사각지대였던 ‘헌터’, ‘야마토’, ‘황금성’ 까지 다 잡아내는 등 100전 100승의 화려한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신고가 들어오면 전국 방방곳곳 어디든 출동하여 불법게임장을 단속한다. 게임위는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단속권을 가진 경찰과 협력하여 단속을 나간다. 경찰이 단독으로 수사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게임 전문지식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따라서 경찰은 사행성 게임물이 있어도 사행성 게임인지 명확히 판단하기가 힘들다. 이 난점을 바로 불법 게임물 감시단이 해결해준다.
불시단속. 재미있고 스릴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위험성도 정말 높다. 취재 당시에도 “감시단원들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해 달라”는 요청을 거듭 받을 정도로 신원을 추적당하는 일도 있고 심지어 협박을 받고 미행당하기까지 했다고. 게다가 바로 출동을 요하는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나가야 한다. 심지어 명절에도 단속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점은 사행성 게임에 빠져 궁지에 몰린 사람들을 보는 일이라고 한다.
“사행성 게임은 주로 돈 많은 사람들이 할 것 같죠? 절대 그렇지 않아요. 게임장에 가보면 오히려 돈 없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불법게임물 감시단원들에게서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신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임위 곳곳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일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일을 ‘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게임을 할 때처럼 즐기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것 때문에 게임위가 약 6개월의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 아닐까? 준사법권 문제 등 앞으로 남아있는 어려움도 빨리 해결되어 지금보다 더 발전된 게임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민지(건국대 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