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
- 게시일
-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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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당자
- 황숙현
[4대강 살리기 개발효과] 지역별 특성 살린 녹색관광 브랜드화
강은 우리가 보유한 공동의 문화적 자산이다. 인류 문명을 잉태하고 키워온 삶의 공간이자 문화의 젖줄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적 토대를 지니고 있음에도 산업화의 진척 과정에서 소외되고 배제돼온 것이 강이고 강의 문화다.
4대강 살리기에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는 강이 삶의 공간이자 문화의 젖줄이기 때문이다. 4대강을 문화적으로 되살리는 일은 녹색문화관광축을 완성하는 일인 동시에 나라발전의 종합적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사진=위클리 공감>
런던의 템스 강, 파리의 센 강, 빈의 다뉴브 강. 이들의 공통점은 문화와 예술을 통한 강의 창조적 활용과 발전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강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었고,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며, 사람들 간의 교류가 진행된다. 현재까지도 강을 문화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단절과 정체보다는 친근함과 소통의 공간으로 사람들의 일상의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까지 이 같은 강에 대한 문화적 접근, 문화경제학(Culturenomics)적 접근이 미흡하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수변공간을 문화적으로 재생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강 문화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도시문화 활성화, 생태공간 회복, 지역산업 활성화, 시민의 여가공간 제공, 매력 있는 관광 인프라 조성 등 정책적 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강인 다뉴브 강은 오스트리아, 독일, 헝가리, 루마니아 등 10개국을 지나며 도시별로 강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환경보존과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제방을 시민들의 수변 휴식공간과 다뉴브 페스티벌 등의 축제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도시경관 감상을 위해 유람선을 관광상품화했다. 다양한 생물종 서식지인 다뉴브 델타지역은 지정된 루트 안에서 야영, 낚시, 하이킹 등 휴양활동과 생태관광이 가능하다.
또 라인 강의 만하임에서 네카 강을 가로질러 뉘른베르크에 이르는 총 3백20킬로미터의 고성가도(高城街道)는 고성들이 곳곳에 자리해 독특한 라인 강의 풍경을 형성한다. 이 중 마인츠와 코블렌츠를 연결하는 유람선은 라인 강 관광의 핵심이다.
‘보행자의 도시’라 불리는 미국 샌안토니오의 리버워크에서 주목할 것은 강이 단지 자연환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상업·문화공간과 연계되어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계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탄광촌이던 게이츠헤드는 타인 강을 중심으로 밀레니엄 브리지, 발틱 현대미술관, 세이지 뮤직센터 등이 들어서면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했다.
여가활동-예술 살아 숨쉬는 문화하천 조성
우리 강의 잠재된 자산은 무엇인가. 우리의 일상에서 멀어진 강, 단절과 정체된 강으로 내버려둘 것인가. 우선 고대부터 이어져온 전통성과 역사성을 들 수 있다. 한강의 경우 선사시대부터 이어지는 중심지로서의 폭넓은 역사적 층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강을 둘러싼 다채로운 예술문화와 생활문화가 남아 있다. 강변에 자리한 누정대(樓亭臺) 등은 풍류의 공간이자 전통예술이 꽃핀 곳이 다름 아닌 우리의 강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강이 연출하는 자연경관도 빼놓을 수 없다. 여울, 소, 하중도, 곡류단절지 등 지형적 특성에 따른 자연경관과 철새도래지, 하천 습지 등 자연자원은 강의 생태적 가치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강을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과 마을, 도시를 빼놓을 수 없다. 강을 중심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도시와 마을이 형성되고, 이 마을에는 낙동강의 선유줄불놀이, 남한강의 목계별신굿 등 강 문화와 지역특성을 활용한 축제와 놀이문화가 남아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강 문화는 산업화와 현대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간신히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4대강 정비에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하천 개발의 패러다임이 지향해야 할 미래형 하천은 문화하천이다. 4대강 정비사업에서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가치가 바로 이것이다. 친환경적 상상력을 기초로 4대강의 자연지형적 특성을 살리고 문화적 상상력을 더해 강을 지역의 예술, 문화, 여가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미국 샌안토니오 리버워크. 도심을 흐르는 물길에는 작은 유람선이 떠다니고, 곳곳에 강 건너편과 연결되는 다리가 있다. <사진=위클리 공감>
정부는 4대강을 문화하천으로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준비했다. 내륙과 강, 바다를 연결하는 친환경 유람선의 관광상품 마련, 강별 대표 축제 개발 등은 이른바 녹색관광을 위한 리버 투어리즘(River Tourism·강변관광문화)의 일환이다. 4대강을 강별로 브랜드화해 인접지역에 패키지형 관광거점을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또 남한강 일대 미술관, 갤러리, 창작 스튜디오와 공연장, 공방 등을 묶어 남한강 예술특구를 조성하고 하수종말처리장을 녹색 예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화와 예술, 콘텐츠가 어우러지는 강 문화 구현이다.
강변에는 자전거 테마공원과 수상레포츠단지도 조성한다. 4대강을 종단하는 자전거 타기 대회 ‘투르 드 코리아’는 대표적 녹색 스포츠 관광상품이 될 예정이다.
강을 중심으로 한 문화는 작은 실개천에서 시작된다. 강의 본류가 수많은 지천을 통해 지역 곳곳에 연결되듯 강 문화의 실핏줄이 도시와 도시,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져야 새로운 문화 창조가 가능해진다.
사람이나 지역과 단절된 강을 문화적 활용을 통해 국민과 소통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강이 가진 물의 정신이 문화와 관광을 통해 사람과 지역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4대강을 문화적으로 되살리면 국토 내륙의 녹색 문화관광축이 완성되고 내륙의 문화적, 경제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심원섭(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위클리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