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서 경쟁력, 사서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게시일
2010.04.13.
조회수
4537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2-3704-9048)
담당자
조수빈

"오늘날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의 공립도서관이었다. 훌륭한 독서가가 되지 않고는 참다운 지식을 갖출 수 없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정보 전달과정에서 영상과 음향을 많이 사용하지만 문자 텍스트는 여전히 세부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최선의 과정이다. 나는 평일에는 최소한 매일 밤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의 독서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이런 독서가 나의 안목을 넓혀준다."  - 빌게이츠(William H. Gates)

독서시간 절대부족, 대한민국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측정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지식이 매일매일 넘쳐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넘쳐나는 정보들 가운데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사고력, 창의력, 문제 해결능력 등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이 아닌 독서가 조금 더 나은 방법이다. 하지만 독서를 무조건 많이 한다고 해서, 모든 정보를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독서시간 절대부족’인 대한민국에서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독서를 위해서 우리는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할까? 책을 읽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는 바로 '사서'다.

사서[司書, librarian] 란?

고등학교기관에서 문헌정보학을 이수하고 각종 도서관, 자료실 및 정보기관에서 이용자의 정보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정보자료의 수집, 정리, 보관 및 이용에 종사하는 사람을 총괄하여 일컫는 전문직의 명칭.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법」에 의해 1급 정사서, 2급 정사서 및 준 사서로 나뉘며, 「학교도서관법」,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사서교사를 포함한다.(출처: 문헌정보학용어사전, 2010)

도서관의 셰프 ‘사서’

국가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좌) / 2009년 5월 25일 개관한 국립디지털도서관 [디브러리](우) ⓒ 신동백
국가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좌) / 2009년 5월 25일 개관한 국립디지털도서관 [디브러리](우) ⓒ 신동백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 속에 단순히 ‘책을 대출해 주는 사람’ 정도로만 여겨지던 사서는 독서할 시간이 점차 줄어가는 현대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필요한 자료를 책에서(혹은 도서관에서) 얻고자 할 때 사서를 통한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도서관의 3요소는 시설, 자료, 그리고 사람이다. 도서관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시설은 주방, 자료는 음식재료, 사람은 곧 음식을 만들어내는 셰프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주방, 좋은 음식 재료라도 좋은 셰프가 없으면, 좋은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없듯 도서관에서의 사서의 역할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숫자로 보는 대한민국 ‘사서’

공공도서관 1관당 평균 사서수 : 4.5명
공공도서관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원수 : 16,931명
학교도서관 정규직 사서교사 배치율 : 5.77%
<출처: 한국도서관연감(2009)>

숫자를 얼핏 보기에도 사서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대한민국 도서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원 수는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권장기준(2,500명당 상근직원 1명)에 사서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경쟁력을 책임지는 학교도서관 ‘정규직’ 사서 교사는 학교수 11,173개교 중 653명(5.77%)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11,173개교에서 기간제 사사 교사는 50명, 계약직 사서(사서 자격 소지) 2,001명, 계약직(사서 자격 미소지) 1,106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즉, 비정규직 사서가 양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서자격조차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미래의 경쟁력이 될 아이들의 독서 습관과 독서 문화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달라지고 있는 대한민국 ‘사서’

그렇다고 사서에 대해 비관론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좀 더 전문적인 사서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사서의 역할은 도서관 ‘안’에서도 있지만, 도서관 ‘밖’에서도 그들의 전문성은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들은 지역주민들 또는 학생들에게 도서관과 독서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마케팅과 홍보를 한다.

한국도서관협회의 심효정 팀장(문헌정보학박사)은 “예전에는 사서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반납을 해주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았다면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는 정보 자원도 다양해지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고급적인 정보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람으로 그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또한 사서는 최근 기본적인 정보제공서비스 이외에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프로그램등을 기획하고,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킹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갖춘 사서들이 늘어나면서 사서의 유뮤(有無)가 사서의 중요성을 더욱 더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관련 주제로 설명 중인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 한국정책방송
     
일자리 관련 주제로 설명 중인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 한국정책방송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이 '2010 문화 일자리 창출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순회사서 77명을 추가로 파견’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을 발표했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에서도 사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며, 사서의 긍정적인 변화에 또 하나의 발판이 될 것이다.

사서/사서교사가 되려면?

‘사서’가 되기 위한 지름길을 설명하면 우선, 사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사서자격증을 따야 한다. 자격증에는 크게 3가지로 작게는 16개로 구분할 수 있는데, 1급정사서(1~4호), 2급정사서(1~7호), 준사서(1~3호)이다. 자신의 학과와 학력 등을 고려하여 현재 자신이 딸 수 있는 자격증이 어떤 것인가를 꼭 확인하기를 바란다. (참고사이트-http://www.kla.kr/license/paper.asp)

추가적으로 사서가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직업은 ‘사서 교사’이다. 사서교사자격증은 한국도서관협회에서 부여하는 사서자격증이 아니라 교원자격증이다. 즉, 교원임용고시를 통해 교육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사서의 범주에 사서 교사가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지식경제산업, 그 시작은 올바른 독서문화!

경상남도 김해시에 위치한 진영한빛도서관 내 아이들의 모습(좌) / 숙명여대 도서관 책장 위를 활용한 인터리어가 이색적이다.(우) ⓒ 사서e마을
경상남도 김해시에 위치한 진영한빛도서관 내 아이들의 모습(좌) / 숙명여대 도서관 책장 위를 활용한 인터리어가 이색적이다.(우) ⓒ 사서e마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가구별 인터넷 보급률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한 우리 대한민국이지만, 지식경제의 기반이 되는 독서량은 한 달에 0.9권(국민 독서실태조사, 2009)으로 OECD 국가 중 꼴찌이다. 이는 월 평균 1권이었던 2008년에 비해 한 해 동안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그 만큼 늘어났다는 것이다. 현재 도서관 열람실은 책을 읽는 사람보다 고시생이나 참고서를 들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도서관 문화의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서관 선진국 진입을 위하여 2013년까지 현재 701개인 공공도서관의 900개로 확충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선진국형 독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도서관의 '브레인'을 담당하는 사서와 사서교사들의 양적, 질적 향상은 대한민국의 독서문화를 올바르게 형성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변화된 독서문화는 21C 지식경제산업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에 큰 힘을 불어넣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도서관, 사서관련 추천사이트>좀 더 알고싶다면?
http://www.kla.kr/ 한국도서관협회, 사서자격증 시행처
http://www.librarian.co.kr/ 사서e마을, 사서직 취업 커뮤니티
http://blog.paran.com/blackmt/ 도서관문화비평가·사서 이용훈 블로그

글/신동백(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