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말하는 ‘2022 월드컵, 왜 한국인가’
게시일
2010.02.08.
조회수
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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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조수빈
뛰어난 인프라, 2002 경험, 열정…그리고 한반도 평화
홍명보 사진 

2022년 월드컵 유치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부터 가동된 월드컵조직위원회가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이미 팔을 걷어붙인 상태이고, 지난 달 다보스포럼 참석 차 스위스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국을 방문, 우리 국민의 월드컵 유치 열망을 적극 전달하면서 월드컵 유치에 힘을 보탰다.

FIFA는 오는 12월 2018, 2022 월드컵 개최국을 결정하게 된다. 2002년의 영광을 떠올리며 한국이 다시 한 번 월드컵의 중심에 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한국에서 월드컵을 꼭 개최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건실한 축구 인프라를 지녔다. 우리 한국은 2022년을 기준으로 딱 20년 전인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바 있다. 비록 일본과의 공동 개최이긴 하지만 단독 개최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기존의 월드컵 경기장을 비롯해 이번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게 된다면 몇 군데의 도시에서 경기장을 새로이 건축할 예정이다.

또한 2002년 월드컵 잉여금으로 인하여 전국에 몇 개의 축구센터가 있는데 이는 월드컵을 개최 하는 도시에 미리 방문하여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데에도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월드컵을 처음 개최하는 곳이나 아주 오래전에 월드컵을 개최 했던 나라 보다는 훨씬 더 축구 인프라에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우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이미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은 2002년 이미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을뿐만 아니라 축구가 아닌 다른 국제 스포츠 대회도 여럿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유니버시아드대회, 올해에는 F1 자동차 경주대회, 다가 올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대한민국은 모든 국제 스포츠를 두루 개최함으로써 스포츠 강대국임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지은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면 최소한의 보수만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도 덜 수 있어 어느 나라보다도 월드컵 개최의 최적지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축구와 월드컵에 대한 한국인의 열정과 자존심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02년 대한민국이 붉은색 물결로 가득찼던 때를 떠올려보라. 대한민국 국민 스스로도 놀랐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2002년 6월 한 달 동안은 대한민국을 보면서 놀라고 또 놀랐었다. 모든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고 월드컵에 희열을 느끼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도 한국인들의 월드컵에 대한 열정은 감히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덧붙여 침체돼 있는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과 날개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월드컵이다. 월드컵 개최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많은 인프라를 구축해 하드웨어 측면에서 축구 하면 한국이 적어도 아시아에서 따라올 수 없는 최강국임을 입증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은 이미 월드컵에 2010년 남아공월드컵 까지 7회 연속 본선 진출하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대단한 업적을 세우고 있다. 아시아 호랑이로서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한국인 만큼, 아시아 대륙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면 당연히 그 개최지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6월 17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박지성이 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17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박지성이 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넷째, 축구는 한반도 평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동 개최를 통해 지난 세월 한국과 일본의 ‘가깝지만 먼 나라’ 라는 칭호에서 ‘이웃나라’로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이번 2022년 월드컵은 이제 ‘한반도의 평화’를 목표로 뛰어야 한다.


한국에서 개최할 수만 있다면 북한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조율하고 있다고 하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한발자국 다가갈 수 있는 큰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한반도,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우리 스스로 한반도의 평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후보지보다 많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 모쪼록 2022년 월드컵이 우리 한국에서 멋지게 개최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우리 모두의 열정과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 홍명보 런던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 | 등록일 :201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