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굴리는 페달, 자전거는 강바람을 싣고
게시일
2007.05.07.
조회수
4940
담당부서
()
담당자
관리자

테마로 도는 한강변 자전거 코스 


문화관광부 대학생 기자단

글/사진: 김빛이라, 변은혜, 유승혜

동영상: 김우진, 한승린


봄 따라 굴리는 페달, 자전거는 강바람을 싣고 



한강 주변 자전거 지도 

(한강 주변 자전거 지도, 출처 : 문화일보)


가족과 함께 아이들과 도심속의 자연 누려보세요. 


  일요일 이른 아침. 평일 내내 야근이다 업무다 잔뜩 시달린 대한민국의 엄마 아빠는 “딱 한 시간만 더 늦잠 자기” 의 유혹을 떨치기가 힘들다. 그러나 최근의 봄 날씨는 이불 속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억울할 만큼 그 절정에 달해있다. 봄의 생동하는 에너지를 한껏 흡수한 아이들도 집에만 있기에는 몸이 간질간질할 즈음이다.


  아직 햇볕이 따갑지 않은 이 때야 말로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최적기! 다만, 온 가족이 움직이려다 보니 차는 가져가야 하는지, 음식은 또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것들을 챙겨가야 하는지 신경을 쓰다보면 떠나기도 전에 지레 지쳐버리기 일쑤다. 아홉시에 일어나 열시에 떠나자! 주말 아침, 마음도 몸도 가볍게 갈 수 있는 자전거 나들이 코스를 추천한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여유로운 점심도 즐기며 부모와 아이들이 생태학습까지 겸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양화지구 선유도 공원 주변이다. 거의 모든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지만, 온 가족이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전거 대여가 용이한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 몇 개 지역들 중 야외활동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곳이 선유도 공원이다.


  차를 가져가는 경우에는 양화대교의 북측에서 남측으로 내려오다 정문으로 들어오면 되는데, 선유도 공원 내에는 주차시설이 없으므로 양화지구 쪽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은 2호선 당산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면 간선버스(파랑) : 605, 660, 661번이나 지선버스(초록) : 5714, 6623, 6631, 6632, 6633 번을 이용할 수 있다. 도보로 15분-20분 거리이므로, 사실 걸어도 크게 무리는 없다.


  미리 음식 준비를 할 여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산역 주변에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근처 가게에서 참치김밥 몇 줄을 말아 가면 그만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샐러드를 살 수 있고, 빵가게도 있다. 선유도 공원 내에는 매점이 하나뿐이고, 넓은 양화지구에서 매점을 찾기도 쉽지 않으니 음식과 음료수는 미리 사가는 게 좋을 듯.


  양화지구 입구에 도착하면 먼저 화장실의 위치를 확인해 두자. 급한 상황에서 화장실을 찾아 헤맬 때만큼 곤란한 때도 없다. 선유교를 북쪽으로 두고 서쪽으로 삼백 오십 여 미터 쯤 가면 자전거 대여소가 나온다. 가격은 일인용이 성인과 어린이용 모두 한 시간에 삼천 원, 그리고 이인용은 육천 원인데, 이십분을 넘길 때마다 추가요금이 천 원씩 붙는다. 처음 자전거를 고를 때, 키를 고려해서 적당한 높이의 것을 고를 것. 특히 너무 낮은 것을 골라 타다보면 무릎관절이 아플 수 있다.


봄 따라 굴리는 페달, 자전거는 강바람을 싣고 


  여의도 방면으로 자전거를 계속 달리면, 벚꽃 길에 이른다. 다만 이 지역은 자전거 도로가 갑자기 좁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거의 섞여 있어 능숙하게 타지 못하면 충돌의 위험도 있다.


  선유교 근방에는 나무 테이블이 곳곳에 있어 돗자리를 따로 가져오지 않아도 음식을 먹는데 불편함이 없다. 잘 다듬어진 풀밭 위에선 배드민턴을 치거나 훌라후프를 돌리는 사람도 있으니 간단한 스포츠 용품을 준비해와 즐겨보자.


  배를 채우고, 자전거도 실컷 탄 후에는 아름다운 다리 선유교를 건너 선유도 공원으로! 참, 선유도 공원 내에 자전거는 진입이 불가능 하므로 미리 반납하거나 보관소에 맡긴다.


  선유도 공원은 각종 수생 식물들을 야외에서 관찰할 수 있는 수생정원, 그리고 백여 종이 넘는 수목과 풀과 꽃으로 조성된 수목원, 한강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국내 최초의 재활용 생태 공원이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오목조목 꾸며놓은 내부가 개성적이고 한편으론 이국적인 느낌도 준다. 선유도 공원의 비밀 하나. 이 곳에서 거실에 자랑스럽게 걸어둘 만한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낮에는 잘 가꿔진 수목들을, 그리고 밤에는 색색의 조명들을 배경으로 한 멋진 사진들을 남겨보자. 단, 전시관은 6시에 문을 닫으니 늦기 전에 미리 들러 볼 것.


  공원까지 둘러보고 나오니 어느새 하늘이 어둑어둑하다. 자전거를 타면서는 체력을 기르고, 야외 학습장에서는 식물 공부를 하면서 지식을 얻고, 가족들과 오순도순 얘기 나누면서 마음까지 다스리니, 우리는 그야말로 지덕체 가족!


연인과 함께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하이킹 코스 

봄 따라 굴리는 페달, 자전거는 강바람을 싣고 


  러브레터, 첨밀밀, 시월애, 파이란, 편지, 미술관 옆 동물원, 박하사탕.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등장하는 ‘멜로물’이라는 것?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 길 사이로 자전거를 탄 남녀 주인공들이 폐달을 굴리는 러브레터의 한 장면을 기억하는지. 앞서 열거한 영화들에는 바로 ‘자전거’가 등장한다.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해 풋풋한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대표적 아이템 자전거. 이 ‘아날로그적’ 소품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는 덕분에 자주 ‘써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자전거가 어디 배우들의 소품일 따름일까.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고픈 연인들이여, 한강으로 오라.


  출발지는 이촌역에서 7분 거리에 있는 이촌 한강시민공원이다. 코스는 이촌 한강시민공원에서 망원지구의 절두산 성지를 거쳐 난지지구의 월드컵공원까지 이르는 19.4Km의 거리. 이촌지구는 다른 지구에 비해 한적한 편. 자전거대여소는 공원내 거북선나루터와 거북축구장사이에 위치한다. 1시간이 넘는 코스를 다 돌면 추가요금이 붙으므로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일부 명소는 과감히 포기해도 좋다. 절두산성지와 월드컵공원 내 위치한 하늘공원만 보고 오더라도 훌륭한 ‘자전거 데이트 코스’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7km정도 달려 양화지구에 이르면 만날 수 있는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의 순교지 절두산 성지다. 박해당한 이들이 남긴 흔적은 오히려 아름답고 잔잔하다. 천주교를 믿지 않더라도 이름 없이 죽어간 신자들의 순교비와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는 성모마리아 상을 마주하면 마음 또한 순화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연인과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천주교 박해와 관련한 유적과 19세기의 다양한 유물과 자료들을 전시한 박물관도 함께 있다.


  인근에 위치한 외국인 묘지도 둘러보도록 할 것. 이곳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묻혀 있는 곳이다. 묘지라고 하면 막연히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떠올리겠지만 보통의 묘지와는 다르게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묘지를 거닐며 지난날을 회상하던 영화 ‘비포선셋’의 제시와 셀린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절두산 구간의 자전거 도로 옆으로는 마사토와 친환경 포장공법인 엔소일(N-soil) 포장이 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 일부 구간에는 폐침목을 이용해 ‘추억의 기찻길’을 재현해 놨다. ‘사랑 따윈 난 몰라’에서 줄리앙이 민을 와락 포옹했던 기찻길. 유난히 애절한 남녀의 사랑을 표현하기 좋은 장소가 기차역과 철길이다. ‘진짜 기찻길’은 아니지만 연인의 손을 잡고 철길 산책로를 걸어보자.


  절두산성지에서 2.5Km를 더 달리면 최종목적지 ‘월드컵공원’과 만날 수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 있을까.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그리고 평화공원까지 데이트코스로는 손색없는 공간이다. 자전거타기에는 평화의 공원이 제격. 공원이 워낙 넓고 쾌적해 천천히 페달을 굴리며 자전거를 타기에 좋다. 냇가와 난지연못, 각종 수풀과 조각들로 꾸며진 평화공원은 인공미와 자연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다. 자전거를 함께 타며 사랑을 나누었던 ‘첨밀밀’의 소군과 이요보다 더 예쁜 ‘자전거 추억’을 평화공원에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여유가 있다면 억새와 띠가 장관인 하늘공원과 갈대와 버들이 우거진 난지천공원도 들려보자. 일몰시간을 맞춰 노을공원에 들려 낙조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한나절 ‘멜로영화’의 기가 막힌 마지막 장면이 될 것.


봄 따라 굴리는 페달, 자전거는 강바람을 싣고 


자전거로 운동을 이렇게만 하면 랜스 암스트롱이 부럽지 않다 


  고환암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7연패를 달성한 사이클리스트 랜스 암스트롱. 암을 극복하고 사이클 대회에서 7연패라는 대 업적을 남긴 암스트롱의 이야기가 대두되면서 국내에서도 자전거로 건강을 즐기는 스포츠 레저 마니아층이 증가했다.


  일반인들이 가지는 심박출량이 1분에 70회 정도라고 할 때, 자전거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들의 경우는 마라톤 선수와 같이 1분에 60회 정도의 값을 나타낸다. 그만큼 심장과 폐의 기능을 발달시키는데 자전거만큼 좋은 ‘운동 기구’가 없는 것. 혹시 자전거 탈 곳이 마땅치 않아 자전거타기를 망설였다면 다음 코스를 이용해보자.


봄 따라 굴리는 페달, 자전거는 강바람을 싣고 


  한강시민공원 잠실지구에서 출발해 뚝섬지구를 거쳐 잠원지구를 돌아 다시 잠실지구로 돌아오는 코스다. 다리만 6개를 지나는 이 코스는 자전거로 한강을 건널 수 있는 잠수교가 터닝 포인트다. 잠실지구의 자전거 대여소는 유람선 선착장과 트랙구장 앞에 위치해있다. ‘운동’이 목적인만큼 빌리는 것보다는 개인 자전거를 이용하길 권한다. 물은 잊지 말고 챙길 것. 공원 이외 코스에서는 물을 살 수 있는 매점이 없다.


  단순히 한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심심한 운동’이 아닐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리 하나하나 지나칠 때마다 저마다 다른 한강풍경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단 잠실지구를 벗어나면 마음껏 페달을 굴리며 도로를 ‘질주’해도 좋다. 청담대교, 영동대교 아래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인적이 드물어 여유롭기 그지없는 구간. 다만 이 구간은 ‘맞바람’이 강한 곳이니 특별히 황사가 있는 날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성수대교에 이르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조금 힘이 부치지만 운동하는 라이더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구간이다. 이 부근의 두 가지 팁! 성수대교를 지나면 자전거 용품 좌판을 만날 수 있다. 속도계나 전조등, 마스크 등의 자전거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자주 자전거로 운동을 하는 라이더라면 필요한 용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을 듯. 또 성수대교 부근을 지나다보면 ‘정체’를 알 수없는 음침한 지하통로를 볼 수 있는데 이 통로는 바로 서울 숲과 이어지는 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몰라 ‘비밀통로’라고도 불린다. 성수대교와 한남대교에 이르기까지 일부구간은 시야가 가려지고 경사가 급하므로 운전할 때 주의를 요한다.


  동호대교를 거쳐 한남대교를 지나 달리다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좌측은 반포지구로 이어지는 길, 우측은 잠수교로 이어지는 길이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반포지구로 핸들을 돌려 여의도까지 가보는 것도 좋겠다. 다만 여의 지구에 이르면 나들이객들이 많아 다소 혼잡해져 빨리 내달리기는 힘들다.


  약 9Km정도 달리면 ‘터닝 포인트’ 잠수교를 만날 수 있다. 이제껏 한강변을 달렸다면 이제는 한강 위를 달리는 셈. 잠수교의 자전거도로는 폭이 2m정도로 좁은 편이기 때문에 안전에 주의할 것. 이른바 ‘낙타 봉’이라 불리는 잠수교의 아치형 도로를 넘어갈 때면 평지를 달릴 때와 또 다른 묘미가 느껴진다. 잠수교를 건너면 다시 잠실지구로 향하는 코스. 돌아가는 길이지만 강 건너 접어든 강변북로 길은 또 색다른 기분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