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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2238대 장관 박보균

연설문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1주기 추모 특별전
연설일
2023.02.24.
게시일
2023.02.24.
붙임파일
안녕하십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보균입니다.
반갑습니다.

뜻깊은 추모의 자리를 마련하신
강인숙 영인문학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님,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님,
이근배 전 예술원 회장님,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님
자리를 빛내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김일환 중앙도서관장 직무대리님
수고하셨습니다.

문화예술계 여러 인사분들 고맙습니다.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신 이어령 선생님,
저는 제 방식의 언어로 고인을 기리고
추모하고자 합니다.

고인의 삶은 상상력의 서사시입니다.
‘우상의 파괴’는
그의 젊은 시절 문단 데뷔작입니다.
그 말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흥미로운 화두였고
긴박감을 주는 주제였습니다.
문화‧예술‧학문의 낡고 평범한 권위적인 고정관념은
그에게 우상입니다.

고인은 상상력을 무기로
투혼과 열정을 키워 도전합니다.
언어의 승부수를 던집니다.
그리고 승리합니다.
지적세계의 기성 질서는 깨지고
새로운 창조의 지평이 열립니다.
그 순간 신선한 관점, 탁월한 비전,
예술적 쾌감이 생산됩니다.
그 순간 대중의 감수성은 자극되고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고인은 한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
그의 삶 속에 있습니다.
미지의 길을 찾는, 지적 모험은
그의 본능입니다.

그는 정형을 거부합니다.
고인의 드라마에는 변주(變奏)가 있고
파격이 넘쳐나고, 반전이 있다가 재역전되고,
경계가 무너지다가 다시 합쳐지고,
은근하면서 역동적이고,
시끄럽다가 침묵이 감돕니다.

고인은 함부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그는 문인이었고 석학이었으며
88올림픽 굴렁쇠 기획자였고
최고 공직자였습니다.
어느 공간 어떤 분야에서도
고인은 탁월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그는 진정한 자유인입니다.
위대한 자유인이었습니다.
매력적인 자유인입니다.

고인께서는 초대 문화부 장관에 취임하실 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 벌판에
집을 세우러 가는 목수다.”

고인은 대한민국 문화정책의 초석을 다지셨습니다.
국립국어원을 창설하셨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만들어
오늘날 전 세계인들이 갈채를 보내는
K컬처·K아트의 눈부신 성취 기반을
마련하셨습니다.

고인이 중앙일보 고문으로 계실 적에
저는 편집국장, 편집인이었습니다.
그분과의 대면은 지혜와 통찰,
허를 찌르는 아이디어를 얻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윤석열 정부 문화정책을
‘문화매력국가’로 설정했습니다.
그 말속엔 이어령 선생님의 혜안과 비전이
담겨있습니다.

특별전시 ‘이어령의 서(序)’는
‘이어령 귀환’ 무대입니다.
관람객들은 고인이 뿜어내는 언어의 힘,
상상력의 힘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저도 그 흥미로운 공간 속으로 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