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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2163대 장관 황희

연설문

현대불교미술전 공(空) 개막식
연설일
2021.04.12.
게시일
2021.04.19.
붙임파일
안녕하십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황희입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현대불교미술전 공(空)>,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전시를 주최하고 주관해주신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님,
정순택 주교님,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관장 원종현 신부님,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 관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더불어 뜻깊은 자리를 빛내주시는
대한불교조계종 호계원장 보광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함께해주신 모든 귀빈 여러분께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장소입니다.

박물관이 자리한 서소문 밖 네거리는 성문 안과 달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어울려 살던 곳이었습니다.

오래전, 서로 어깨를 걸고
개혁과 새로운 시대 정신을 부르짖던 목소리는
이곳 박물관에 예술의 몸을 빌려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시대와 종교와 사상을 넘어
평등과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내 것도 아니고, 너의 것도 아닌, 언제나 우리 모두의 뜻이었습니다.

저는 그 뜻이야말로 불교가 오랫동안 말해왔던
‘공’의 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수백 년 전, 바로 이곳에서
오늘날 우리와 다르지 않은 정신을 가지고, 지키며,
존재했던 사람들이 있었음을 상기할 때마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의 생김새마저 눈여겨보게 됩니다.

세상의 수많은 종교들의 가르침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너로 구분되는 존재가 아니라
무한히 이어지는 우리가 있을 뿐이라는 진실,
바로 그것이 불교가 말하는 공이면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씀과도 같을 것입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앞에는
늘 해결해야 할 난제와 질문들이 있습니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빈부격차와 갈등을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들,
점점 더 척박해지고 있는 생태, 환경의 문제 등
우리가 바라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절대 한 사람의 힘과 목소리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우리에게 더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언제나 가장 옳은 답은
질문과 고민을 멈추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늘 앞서 고민하고 기도해왔던
두 종교의 만남만으로도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크나큰 희망을 전해줄 것입니다.

종교와 이념을 넘어서 하나 된 가르침과
예술가들의 자유롭고 과감한 정신이 만나 이루어진 이번 전시가
화합과 평화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번 ‘현대불교미술전’의 개막을 축하드리며,
오늘 전시를 위해 애써주신 예술가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