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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2073대 장관 도종환

연설문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기조연설
연설일
2018.08.30.
게시일
2019.03.29.
붙임파일
존경하는 뤄수강 중국 문화여유부장님,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문부과학 대신님,
그리고 한·중·일 문화교류를 위해 애쓰시는 관계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10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 하얼빈에서 개최해주신
뤄수강 부장님을 비롯한 중국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작년 교토 영빈관에서
문화장관회의를 훌륭하게 치러주신
하야시 대신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중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열리게 된 것을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사상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개최될 수 있었고,
한반도 평화 정착에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평화를 여는 첫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남북한은 ‘2018 코리아오픈국제탁구 대회’,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하여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우리의 문화와 체육이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일에
주요한 역할을 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교류와 체육교류가
남북 평화와 세계평화의 길을 여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지난 5월, 동경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3국 공동의 이해이자 책임임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국과 일본의 문화정책을 이끄는
뤄수강 부장님과 하야시 대신님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한·중·일은 10회에 걸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통해서
국가 간 상호 이해와 우호 증진에 기여해 왔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공생이라는
동아시아적 가치를 공유하고,
상대 문화를 존중하는 정신을 이어받아
동아시아 문화교류와 협력에 앞장서 왔습니다.

앞으로도 한·중·일 3국이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서
동아시아의 공동 번영과 평화 공존의 길로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대표단 여러분,
이 자리에서 저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좀 더 실질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동아시아 평화정착과 안정에 기여하고
문화발전을 확대하기 위해서
한·중·일 3국이 북한과도 문화교류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지금까지 협력하고 조화롭게 상생하는 문화교류를 지향하며
성과를 이뤄온 한·중·일이
동북아 평화에 꼭 필요한 북한과의 문화교류를
함께 일구어나가자는 것입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한·중·일이
북한과의 문화 교류·협력의 새로운 길을 열어
한반도에 남아 있는 마지막 냉전의 얼음조각을 녹이고
동북아 평화공존에 기여하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둘째, 한·중·일 3국에서 개최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회를 계기로
‘한·중·일 올림픽 문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을
적극 지지합니다.

우리는 연이어 개최되는 올림픽에서
3국이 공동 협력하여 매력 넘치는 동아시아 문화를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에서는
7개의 한·중·일 공동 문화 프로그램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도
3국의 문화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뜻깊은 자리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한·중·일 문화교류 협력을 대표하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은
도시 간 문화교류와 각국 국민 간의 상호 이해 촉진,
나아가서는 동아시아 안정과 평화 번영에 기여해 왔습니다.

문화도시 간 연결망을 강화하고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중·일 3국 문화부에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을 둘 것을 제안합니다.

이 사무국을 통해 문화도시 공동 로고 제작,
문화도시 아카이브 구축,
동아시아문화도시와 아세안 문화도시 및 유럽문화수도 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가길 바랍니다.

넷째, 한·중·일 3국의 문화 및 문화산업 분야 교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문화적 가치체계와 감수성이 유사한 한·중·일 3국이
서로의 강점을 공유하고 협업해 나간다면
그 상승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중·일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문화콘텐츠산업포럼’, ‘한중일 문화예술교육포럼’,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 등의 교류 활성화를 통해
모두에게 유익한 성과가 도출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한·중·일이 저작권 보호 협력과
저작권 산업의 정보 공유 및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 사업을 추진해나가길 기대합니다.

다섯째, 한·중·일 3국의 국립문화예술기관 간 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자는 의견을 지지합니다.

한·중·일 3국은 국립박물관장회의를 통해
3국 국립박물관 공동 협력사업 및 공동 특별전 순환 개최를
추진해 왔습니다.

이를 각국 국립미술관 등 문화예술기관으로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민간 문화예술 단체 및 예술가 간의
내실 있는 교류방안도 모색해 나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러기의 비행법을 소개하며
기조연설을 마치겠습니다.

기러기는 한 마리가 먼저 날아올라
두 번째 기러기를 위해 길을 열고,
두 번째 기러기는 세 번째 기러기를 위해 길을 열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협력하면서
아주 머나먼 목적지를 향해 날아갑니다.

선두에 선 기러기가 지치면 스스로 무리의 맨 뒤로 물러나
다른 기러기에게 선두를 양보합니다.

이처럼 모든 기러기가 차례로 무리의 선두와 후미를 맡게 되는데,
여기에는 순서로 인한 우월감도 열등감도 없습니다.

저는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 협력이
기러기의 비행처럼 서로 도움을 주고 협력하면서
한·중·일의 공동 번영과,
동아시아 공동체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제10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준비해주신
뤄수강 문화여유부장님과 관계자 여러분들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번 회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