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2016대 장관 도종환

연설문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한국선수단의 밤
연설일
2018.03.16.
게시일
2018.08.30.
붙임파일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 정말 대단하십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없지만 오늘 금메달을 딴 신의현 선수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고 있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들,
알파인 선수 모두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파라아이스하키 선수들 정말 대단했습니다.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고 했는데
여러분들의 열정과 도전이 국민들을 움직였고
대통령을 달려오시게 했고
그리고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외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여러분들 대단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위해서도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컬링선수들도 잘하셨어요.
정진원 선수촌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자로 잰 듯이 던지기 때문에 박민‘자’라고,
그리고 정말 이름 그대로 순수한 돌로 바라보고 던지는 순‘석’,
‘서순석’, 그러니까 스킵을 바꾸자는 요구도 받아주시고
팀 전체를 위해서 정말 하나 되는 마음으로 이끌어가 주시고,
앞으로도 그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우스 안에 원 안에 집어넣는 일이니까
정승‘원’이라고 했어요.
다시 반드시 승리의 월계관을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해서
재‘관’(차재관)이라고 했어요.
다시 하하하 웃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해서 ‘동하’(이동하),
컬링팀 정말 잘하셨어요. 정말 잘하신 겁니다.

우리 진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승원 선수 휠체어에다가 노란 루틴카드에
‘그동안 우리가 흘린 피눈물을 잊지 말자’ 라고 써놨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여러분이 흘린 피눈물을 잊지 않겠습니다.

며칠 전에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응원하러 갔는데
앞줄에 신의현 선수 어머니, 신의현 선수 아버지,
신의현 선수의 아들, 딸, 신의현 선수 부인 김희선 씨
이렇게 앉아계셨어요.

뒷줄에 대통령님, 여사님, 저 이렇게 앉아있었어요.
선수들이 내려오다가 넘어지는 걸 보고
신의현 선수의 딸이 ‘아이고 저걸 어떡해’이렇게 말을 하니까
신의현 선수 부인이 ‘괜찮아. 아빠는 더 많이 넘어졌어.
넘어졌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그렇게 말하는걸 보고 그 말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제가 얼른 적었어요.

‘그렇지, 넘어졌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지. 수없이 넘어졌지.
수없이 넘어지고 쓰러지고 부러지고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지.’

엄마하고 딸이 주고받은 말이었지만
그 말속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여기까지 걸어오고 헤쳐 온 삶이
함축돼서 들어있었습니다.
제가 얼른 적었습니다. 잊지 않기 위해서.

내일 폐막식이 있습니다.
폐막식 여러 개의 공연 중에 ‘도당 살풀이’ 라는
춤 공연이 있어요. 줄여서 도살풀이라고 하는데요.

하얀 한복을 입은 여자무용수가
양손에 흰 천 두 개를 들고 추는 도살풀이는
그냥 살풀이와는 다른 춤인데요.
‘살’이라는 하는 것은요,
사는 동안 우리 안에 우리가 부딪히게 되는 나쁜 기운을 말해요.
흉살이라고도 하고요. 나쁜 운이에요.

그 살 중에는 곡학살이라고 하는 그런 살이 있어요.
뼈가 부러지고 팔다리를 잃는 그런 흉살이에요.
나쁜 운을 만나는 거죠.

아내는 남편을 잃을 것이란 살.
이런 수많은 살이 있어요.
살다보면 그런 걸 만나는 거예요.
그런 나쁜 운명을 만나는데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운명,
좋은 운명으로 바뀌어지고
새로운 운명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춤이에요.

다시 말해서 우리가 모든 마음을 모아서
간절하게 소원하면 운명도 바뀐다는 거예요.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또 보여 달라고 기원하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은 스포츠로 그런 걸 보여주고 있잖아요.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어요.

여기 있는 여러분들이 보여주시면서
251만 명 장애를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그래,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몰라’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하잖아요.
천 만 명의 가족에게 희망을 주잖아요.

올림픽을 통해서 이 땅에 평화가 실현되게 하면서
국가의 운명을 바꾸잖아요.

스포츠가. 패럴림픽을 통해서 치유의 올림픽을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새로운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잖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거예요. 고마운 거예요.

국가가 이것을 잊지 않을 거예요.
대관령 너머에는 눈이 쌓였어요.
어제도 정선 근처에 눈이 내렸잖아요.
대관령 이쪽에는 강릉에는 매화꽃이 피고요.
산수유 꽃이 노랗게 피기 시작해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거예요.
‘모든 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 핀다.’는
시의 한 구절이 있어요.

여러분도, 스스로 운명을 바꿔나가는 여러분도,
그 꽃처럼 스스로를 축복하며 다시 피어나는 그런 인생을 사세요.

여러분은 이미 인생의 금메달을 딴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들의 인생이 아름답게 꽃필 수 있도록 저희도 지원하고
그리고 여러분들이 훌륭하게 운동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그리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평등하고 따뜻한 세상,
따뜻하게 동행하는 세상,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도록
있는 힘을 다해 지원하고 노력할게요.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