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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2014대 장관 도종환

연설문

제9회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
연설일
2017.08.26.
게시일
2018.08.21.
붙임파일
존경하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문부과학 대신님, 뤄수강(雒樹剛) 중국 문화부 부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과 한·중·일 문화 교류를 위해 애쓰는 관계자 여러분!

어느덧 아홉 번째를 맞이한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에서 세 나라의 문화 교류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세 나라는 각자 유구한 역사와 자랑스러운 문화 전통을 가지고 발전해왔습니다. 비록 한·중·일이 역사적으로 불행한 시기와 아픔을 겪기도 했고 지금은 불안정한 국제정치 형세 속에 있지만, 서로 협력해 조화를 이루며 상생의 문화 교류를 해 왔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 속에 서로가 자랑스러운 문화 역량을 꾸준히 키워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07년에 출범한 이래 8년 동안 문화 발전과 교류를 위해 애써왔고, “상생과 협력의 문화 교류”라는 가치를 잘 구현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칭다오 실행 계획(2015년~2017년)」 및 「2016 제주선언」에 근거한 3국의 문화 교류・협력이 안정 궤도에 올랐고, 그에 따른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 역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문화 교류는 아시아를 넘어 인류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의 협력 사업들이 더 조직화・내실화되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더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이 절실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제9회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가 공동체 정신, 상생, 상호존중이라는 동아시아적 가치를 한층 더 구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문화를 통해 한·중·일의 국가와 도시를 발전시키고 국민에게 혜택을 주며, 세계 속 동아시아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3국의 진지하고 호혜적인 협력이 바탕이 된다면, 이 상생의 문화 교류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이 시대에 새로운 국제협력 규범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을 더욱 내실화해야 합니다. 문화도시 사업은 단순한 도시 간 교류가 아니라 문화 간 협력체계입니다. 이 교류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문화도시 사업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며, 뒤따르는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아세안 문화도시와 유럽의 문화도시들과의 연계를 위한 작업도 시작해야 합니다. 2014년 광주, 취안저우, 요코하마의 세 점으로 시작된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해를 더해가며 여러 점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이 점들이 서로 연결되어 선이 되었고, 나아가 이 선들의 문화적 가치는 하나의 면을 이루었습니다. 이 면들이 결국에는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와 유럽 등의 지역으로 연결되어 또 하나의 입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셋째, 현재 3국 간에는 ‘한중일 예술제’, ‘한중일 문화예술 교육 포럼’과 같은 국가 주도의 공동 사업이 지속되고 있으며 일정부분 성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교류를 넘어서 민간 교류의 확대, 각 예술 분야의 전문가 교류는 물론, 한·중·일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및 청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미래 세대의 문화적 공감대야말로 한·중·일 상생 교류협력의 근원적 기초를 다지게 할 것입니다.

넷째, 한·중·일은 각기 2018년 평창,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의 순서로 올림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림픽은 체육의 제전이자 문화의 축제로, 유구하고 유수한 문화전통을 갖고 있는 세 나라가 공동의 문화프로그램을 조직할 수 있다면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일차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각국의 가치와 아시아적 가치가 공존하는 한·중·일의 특색이 잘 나타난 공동 문화프로그램의 탄생을 기대합니다.

다섯째, 각국 문화시설 교류와 문화유산 보호에 세 나라 간 협력을 강화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각기 전통 유산부터 현대 양식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있는, 각국의 문화시설 간 교류 역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또 유형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한 무형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보전하고 계승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협력해 나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산업 및 저작권 보호 협력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문화발전은 문화산업과 직결되고, 관련 산업은 다시 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됩니다. 특히 문화예술의 발전과 문화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저작권 보호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비록 하루 일정으로 짧게 개최되지만 실무 분야에서는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회의 개최를 위해 애써주신 3국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중·일의 문화 교류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