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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1997대 장관 도종환

연설문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2030 발표
연설일
2018.05.16.
게시일
2018.05.16.
붙임파일
여러분, 반갑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도종환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는데 이렇게 와주신 여러분들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 2030」을 발표하기에 앞서,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지난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시받지 않을 권리, 검열 당하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예술인을 지원에서 배제하는 것은 물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침해함으로써
수많은 문화예술인들과 국민들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습니다.

정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폭력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위원회에서 권고한 제도개선안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 문화’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실현할 수 있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나갈 것이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새로운 문화비전과 예술정책에 담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문화체육관광부의 당면과제는
국민의 신뢰 회복이었습니다.

오늘 발표하는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 2030」은
일반국민과 현장 전문가 8천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습니다.

최초로 민간이 주도해 내용을 채우고,
정부가 지원하면서 완성한 정책비전입니다.

수립과정 자체가
민주주의와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오지 않았던 방법이라 쉽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이 방식은 비효율적입니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
작업 진행속도도 더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커 파머(Parker J. Palmer)*의 말처럼
때로는 다양한 생각과 서로 다른 의견이
긴장과 갈등을 만들고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서
결국엔 더 좋은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위대한 힘일 것입니다.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비전2030」은
이러한 믿음의 결과물입니다.

‘사람이 있는 문화’는 사람에 의한 문화,
사람을 위한 문화, 사람과 생명이 먼저인 문화,
협력과 다양성의 문화, 여유와 쉼이 있는 문화입니다.

나아가 개개인의 일상이 행복해지기를 꿈꾸는 문화입니다.

‘사람이 있는 문화’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우선 충분한 여가가 확보되는 것입니다.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여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우리의 문화비전은 개인의 여가를 제약하는
시간·거리·비용·생애주기별 애로사항을 해소함으로써,
2030년까지 쉼이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정책을 제시합니다.

또,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고
실현해나갈 수 있는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예술인의 복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예술인의 권리와 지위를 법률로 보장하고
체육인의 복지에도 더욱 힘쓰는 정책들입니다.

그리고 문화가 사회를 창조적으로 바꿀 수 있고
아름답게 혁신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구체화하는 정책도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정책은 문화예술의 영역을 넘어
사회정책의 주요 요소로서 확장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통해
권력과 이해관계에 종속된 즉흥적인 정책 실행이
어떤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명히 보고 배웠습니다.

새로운 「문화비전 2030」은
그 어떤 압력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가능한 가치를 선택하고
행동하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문체부는 문화비전의 구체적인 정책들을
충실히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이번 문화비전에 다 담지 못한 정책들 또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기 위해
‘문화비전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겠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소통하며
더 공정하고 좋은 해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화비전2030과 새 예술정책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고 힘써주신 새 문화정책 준비단 위원님들과
새 예술정책 수립전담팀 위원님들,
그리고 그동안 토론회, 포럼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과
온라인을 통해 정책을 제안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