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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1568대 장관 유진룡

연설문

서울 사직단, 단군성전
연설일
2014.03.15.
게시일
2014.03.21.
붙임파일
단기 4347년 어천절을 맞이하여 우리 민족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사직단에서 경건하고 엄숙하게 어천절 대제전을 모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천절은 국조이신 단군왕검께서 나라를 열고 홍익인간의 기틀을 세우신 후 하늘로 돌아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어천(御天)하셨다는 것은 승천(昇天)하셨다, 즉 단군왕검께서 지금도 죽지 않고 살아 계시다는 뜻으로서, 이러한 경천(敬天)사상은 5000여 년간 우리나라 민족혼으로 면면히 이어져 온 것입니다.

고려시대 일연 스님은 「삼국유사」에서 어천절의 유래와 역사적 근거를 뚜렷이 밝혀 놓으셨습니다. 「삼국유사」에는 민족의 시조이신 단군께서 서기전 2,333년 아사달에 나라를 세워 국호를 조선이라 하였으며, 1500년간, 47대에 걸쳐 백성을 다스렸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단군이 어천하신 뒤 우리는 그분의 유지를 받들어 모시기 위해 부여와 삼한 그리고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 및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천제를 지내왔습니다. 일본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은 때에도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개천절과 어천절에는 전국각지에 산재해 있던 단군성전에서 숨어서 천제를 빠짐없이 지내왔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단군을 모시고 천제를 지내온 까닭은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하고 수미(首尾) 균평위(均平位)하면 흥방보태평(興邦保太平)하리라, 즉 반드시 나라가 흥하고 세계가 태평할 것이라고 한 단군의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21세기를 맞아 우리나라의 국호처럼 점점 큰 나라가 되어 한류 확산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 인류 공영에도 더욱 기여해야 하겠습니다. 단군이 말씀하신 행복한 나라는 비단 물질적, 경제적으로만 풍요한 나라가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으로 행복한 나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대들보가 튼튼하여야 오래가고 흔들리지 않듯이 국민의 마음과 정신뿐 아니라 국민의 사기 또한 강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가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단군의 역사, 위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국민입니다. 위대한 역사 없이 위대한 미래는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백악산 아래 사직단에서 어천절을 지내면서, 우리의 위대한 역사를 생각하고, 위대한 미래를 꿈꾸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바야흐로 포성이 없는 문화전쟁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일찍이 인도의 성인 타고르가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 하였습니다. 우리의 사명은 이제 동방의 등불에서 세계의 광명이 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항상 민족 정신문화의 계승을 위해 노력하시는 현정회 최창기 이사장님, 그리고 어천절 대제전을 준비하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