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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부 제 104대 장관 김명곤

연설문

일연(一然)탄신 800주년 기념“삼국유사 대제전”
연설일
2006.07.29.
게시일
2006.07.29.
붙임파일
안녕하십니까?

승(僧) 일연 탄생 800주년을 기념하는 대축제 “삼국유사 대제전”의 축사를 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일연성사께서 중창하시고, 불후의 명저 <삼국유사>를 저술한 인각사에 서고 보니, 비문을 스치는 바람 한 점까지도 유서 깊은 뜻이 있어서 행자의 발길을 붙드는 듯합니다. 아마도 우리 겨레와 불교의 역사에서 이만큼 중요한 정신적 성소는 더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갈등과 불화와 난관의 세계에서 더 큰 평화와 더 큰 사랑을 꿈꾸며 옛 선인들을 그리워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가장 먼저 떠올리고 되새겨야 할 민족의 스승이 일연성사가 아닌가 합니다.

선승으로서의 일연의 생애는 몽고군의 고려침공과 같은 시기에 펼쳐졌습니다. 지상 어디에서나 몽고군의 말굽이 한 번 지나가면 그 뒤에는 어떤 생명체도 남겨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누누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일연성사의 생애와 <삼국유사>는 전혀 다른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반짝이는 별빛은 밤이 어두울수록 더욱 빛나는 법입니다. 굽이쳐 휘돌기도 하고 구불구불 흐르기도 하는 장강(長江)과도 같은 역사의 발자취가 일연 성사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유서 깊은 선물이었습니다. 이제 그 뜨거운 민족사랑을 새기고, 그 분이 남긴 우리의 전통 불교정신과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계승 발전시켜 머나먼 후손들에게까지 기억시키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분에게 돌려드릴 보답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축제를 통해 펼쳐질 국제학술세미나, 일연문학상 공모전, 전국청소년들의 백일장, 기념음악회, 시낭송회 등 다양한 행사들에서 그러한 뜻이 되새겨지고, 또 현대적 삶으로 육화되면서 겨레의 소중한 정신적 문화자산으로 영구히 부각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행사를 알차게 준비하신 삼국유사 대제전 추진위원회 법타 큰스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늘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50년 7월 29일
문화관광부장관 김 명 곤